2007년 05월 31일
마음이 아프다. 는 경험은 많이 해봤다고 생각하지만,
마음의 통증도 육체가 아플 때 느끼는 통증과도 비슷하구나 하는 느낌은 처음 받았다.
아니, 그렇다기 보다도 그전에 느꼈던 고통과는 뭔가 다른 느낌.
사실 지금껏 느껴봤던 정신적 아픔이란, 비유하자면 어딘가 세게 머리를 찧었을 때 느끼는 눈물 쏙 빠지는 아픔이라든가, 예리한 날에 몸을 베이는 상처를 입었을 때 느끼는 아픔, 혹은 저항 한번 못하고 웅크려서 미친듯이 후드려 맞은 것 같은 아픔같은 것이었다.
어느 것이나 물론 아팠지만, 그건 외상에 의한 아픔이다.
하지만 지금 느끼는 정신적 통증은 마치 편두통같기도 하고, 치통같기도 하다.
아파서 눈물을 펑펑 쏟는다거나,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거나 그런 건 아닌데,
딱 아슬아슬하게 참을 수 있겠다 싶은 정도의 통증이 계속 지끈거리며 마음 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지끈거림이 계속되면 어느 순간 도저히 참을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되어버린다.
이건, 외상하고는 다르다.
무엇보다도 도망칠 수도 없고, 이 고통을 풀어줄 만한 대상도 없다는 점이 그렇다.
멍이나 상처처럼 시간이 지나면 낫는 건지, 아니면 놔둘수록 더 심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단 하나, 편두통처럼 이 통증도 언제까지나 계속되지는 않을 거라는 건 알고 있다.
그게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때가 빨리 오기만을 기다리며 그저 혼자 웅크린 채 견디는 것 뿐인가 보다.
가끔은 잊어버렸다가, 그래, 이제 견딜만 해 하고 으쓱하다가,
또 다시 참을 수가 없을 땐 올라오는 눈물을 삼키고,
힘이 들어가지 않는 주먹을 쥐었다 폈다하면서
마음에 피어오르는 어둠을 필사적으로 누르고,
어둠이 만들어낸 독기에 취하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이를 악물고..
찡그린 웃음이라도 짓고, 비틀거리면서라도 일어서고,
이러고 있을 여유가 없다고 다그치면서,
그래도 이렇게 견디다 보면 좀 더 커있을 거라고, 강해질 수 있다고 나약한 위안도 해보고
그래, 언제인지는 몰라도 그러다보면 곧 끝날 거라고.....
지독하다.
하지만,
진통제 없이
견디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다시 일어서는 방법도,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도 잊어버릴 것 같으니까.
나는 아직독기에취하지않았다.
# by 사이키버밀리언 | 2007/05/31 06:07 | 독백 | 트랙백 | 덧글(2)